MBC, 오요안나 괴롭힘 인정했지만…가해자 지목 김가영 아침 뉴스 진행에 비난 폭주

MBC가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8개월 만에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이 여전히 방송에 출연하고 있어, 후속 조치를 둘러싼 MBC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MBC, 유족 입장에 공감… “하차 요구는 조심스러운 문제”

20일 보도 내용에 따르면, MBC 관계자는 “유족분들의 입장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특정 기상캐스터에게 ‘당신은 가해자이니 방송에서 하차하라’고 강제로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자진 하차를 유도하는 것조차도 회사 차원에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사안이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좀 더 논의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아직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식적인 특별근로감독 결과 공문은 받지 못했습니다. 보도자료는 기사가 먼저 보도되는 바람에 급히 준비한 것이며, 추후 정식 공문이 도착하면 그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합당한 후속 조치를 고려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MBC, 공식 사과와 후속 대책 발표

앞서 MBC는 지난 19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보도하며 “오요안나 씨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다는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상생협력 담당관 신설, 제3자 신고 시스템 도입, 프리랜서의 근로자성에 대한 법적 검토 등 후속 조치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조현용 앵커는 방송에서 “유족께 사과드립니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MBC는 별도의 자료를 통해서도 “조직 문화 개선과 재발 방지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전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MBC에 대해 3개월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을 인정하고 총 6건의 노동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1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다만 고인이 법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사 처벌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공채로 채용해놓고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가해자 지목 영 방송 출연…시청자 반발 커져

그러나 MBC가 사과의 뜻을 밝힌 직후,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가 방송에 출연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뉴스데스크’에는 고인의 동기였던 금채림 캐스터가 날씨 예보를 맡았고, 20일 아침 방송에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김가영 캐스터가 기상 코너에 등장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MBC는 말뿐인 사과를 하고 있다”, “가해자의 방송 출연은 2차 가해가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한편, 故 오요안나는 2023년 9월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후 유족은 “오요안나는 외부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사내 인사 보호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번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MBC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실질적인 변화와 책임을 보여줄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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